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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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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날아든 사랑스러운 펀치

ARTIST LILY KONG EDITOR DANBEE BAE IMAGE BY LILY KONG
THIS PROJECT <PRINTS> WORKED WITH RAWPRESS
TABLE #2
“I’M REALLY FINE” OR “I’M ANNOYING”
테이블에 자유롭게 늘어진 노란색 스케치북, 아이패드, 커피. 일러스트레이터 릴리콩이 그림을 그리기 전 자신의 테이블에 사물을 늘여놓은 후 그림을 그린다. 무표정한 얼굴로 괜찮다고 말하거나 웃는 얼굴로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그런 그림. 모순과 역설로 만든, 유쾌하고 긍정적인 농담이 유독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가 그리는 그림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
2017년에 ‘하이 바이 스튜디오HI-BYE STUDIO’를 시작했어요. 이 스튜디오를 통해 어떤 활동에 집중해 전개하고 있나요?
하이 바이 스튜디오는 일러스트레이터 홀리 세인트 클레어HOLLY ST.CLAIR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단체예요. 이 스튜디오 활동으로 워크숍 및 액티비티 북처럼 대화를 유발하는 작업을 만들고 있어요. 작년에는 ‘테이트TATE’와 협력하여 프란츠 웨스트FRANZ WEST의 작품 세계에서 영감을 얻은 3D 콜라주 제작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이 워크숍은 테이트 레이트TATE LATE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했고요. 예술을 창작하면서 우리 삶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공통적 토대로서 워크숍을 설계했어요.
누구든 일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거나 작업에 도움을 주는 물건이나 요소가 있기 마련이에요. 작가의 테이블 위, 이것만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남긴다면 무엇인가요?
아이패드, 커피, 필통과 작고 노란 스케치북이요. 도안 작업을 할 때 아이패드를 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설정이 간편하거든요. 덕분에 무거운 노트북과 드로잉 태블릿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어요. 점심식사 후에는 두유를 첨가한 필터 커피를 마시는데, 그림을 그리고 일할 때 이 커피가 에너지를 샘솟게 해주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줘요. 게다가 식곤증도 물리칠 수 있죠. 필통과 작은 노란색 스케치북은 어디를 가든 꼭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에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즉시 기록하고 스케치해요.
삶의 불행이나 좋지 않은 일을 농담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좋아요.불행한 일이나 스트레스를 단순히 ‘현상APPEARANCE’이라기 보다 ‘콘텐츠CONTENT’로서 바라보고 신경 써서 작업하고 있죠.
외부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상생 프로젝트로, 작가를 알리는 동시에 새로운 작업을 해보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떤 기관이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왔나요?
‘테이트TATE’, <에이스 앤 테이트 저널ACE & TATE JOURNAL>, <인턴 매거진INTERN MAGAZINE>과 협업했어요. <에이스 앤 테이트 저널>과 <인턴 매거진>의 경우, 에디토리얼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했어요. 실패에 대한 소재(‘WE NEED TO TALK ABOUT FAILURE’)와 미술학도 및 그들의 졸업 이후의 삶(‘NO REGRETS’)에 대한 작업이었죠. 클라이언트들은 고맙게도 저와 같은 젊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일을 맡겨 주었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밝고 활기찬 색감을 반겨 주었어요. 이것들은 모두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죠.
그림을 보고 있으면 밝고 자유로운 톤의 음악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평소 그림을 그릴 때 음악을 듣거나 틀어 놓는 편인가요?
물론이죠! 음악은 스튜디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요. 최근에는 테임 임팔라TAME IMPALA의 신작 ‘THE SLOW RUSH’와 봄베이 바이시클 클럽BOMBAY BICYCLE CLUB의 ‘EVERYTHING ELSE HAS GONE WRONG’를 자주 들으며 작업했어요.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AND FIRE의 노래들과 여러 클래식도 듣고요.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고, 또 그 스타일은 변하기도 합니다. 작가의 그림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심상은, 비교적 편안한 태도와 자유로운 상상으로 그림을 볼 수 있게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의 ‘놀이’처럼 다가오기도 해요.
‘놀이’나 ‘역동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보는 사람들의 반응을 고려해야 해요. 다시 말해, 상상의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그 그림이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그 부분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죠. 사람들이 그림이나 작품을 보고 웃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등 격렬하게 논한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이에요. 당연히 그 그림이나 작품에 흥미를 끌게 하는 등 재미있어야 하고요.
북 워크숍 진행에서 아이디어로 적은 내용 중에는 “A PIECE OF TEXT THAT MOVES YOU”라는 문장을 보았어요. 그림과 텍스트의 연결성이나 이를 보여주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또 풀어가려고 노력하나요?
이미지와 텍스트의 연관성을 전달하는 방법을 지정하기는 어려워요. 지금도 계속해서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 탐구하고 있어요. 그렇대도 북 워크숍을 통해 어떻게 아이디어를 찾는지, 그것이 어떻게 이미지와 텍스트로 이어지는지 기꺼이 사람들에게 공유하려고 해요. 앞서 이야기한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책은 제게 이 부분에 있어 의미가 깊은 책이에요. 저자는 “아이디어는 바람처럼 왔다 간다”고 말해요. 즉, 아이디어를 좇고 포착하고 즉시 텍스트로 기록하지 않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딘가 갈 때마다 포켓 스케치북과 펜을 꼭 챙겨요. 또 일상생활의 경험 중에서 흥미로운 일들을 기록하고요. 이를테면, 기차에서 들려오는 어색한 대화, 친구들의 어처구니없는 이별 경험, 자가 격리 기간 중 식료품을 사러 갈 때 사람들의 옷차림 등에 대해서 말이죠. 이 모든 메모와 스케치가 제가 하는 작업의 바탕이 돼요. 메모를 많이 하면 할수록, 도안의 펀치 라인PUNCH LINE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본질적으로 제가 완성하는 일러스트레이션은 이렇게 메모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져요. 그 메모들을 통해 시나리오나 설정의 단서를 얻게 되면, 보는 사람들도 일러스트레이션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어요.
평소 즐겨 입는 패션 스타일이나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이 있는지 궁금해요.
편안하게 옷 입는 걸 좋아해요. ‘블루 온 블루BLUE ON BLUE’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패션 코드죠. 저는 강렬한 모노 톤이나 소수의 색상만 매치하기를 선호해요. 멀리서 봤을 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상상해보고는 하는데, 많은 색상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거리와 어우러지면서 튀지 않는 색상을 매치해요. 단색으로만 입는 경우에는 당연히 파란색을 선택하고요.
만약 지구가 드라마에 등장한다면, 상대에게“나에 대해 정말 신경을 쓰기나 하는 건가요?! DO YOU REALLY FUXXKING CARE ABOUT ME?!”라고 외치지 않을까요?
일상적 장면뿐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작가만의 특유의 무드로 담아내고 있어요. 최근 ‘홍콩 시위’나 ‘기후 변화’ 등을 그림으로 그린 작업처럼요. 결코 가볍지 않은, 이런 세계적 이슈가 자신의 삶과 그림 작업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점점 나의 사회에 소속감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홍콩’과 ‘지구’라는 행성에 말이죠. 지역사회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떠한 조처를 취한다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이에요. 그래서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돼요. 이러한 사회적·환경적 문제들은 대개 창작 작품으로 다루기에는 상당히 광범위해요. 가끔은 작품이 일반 대중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주제를 구체화하고 감정을 더하기도 하죠. 제 그림 ‘DO YOU REALLY CARE ABOUT ME?’에서는 지구를 다른 이들로부터 거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불쌍한 캐릭터로 구상했어요. 만약 지구가 드라마에 등장한다면, 상대에게 “나에 대해 정말 신경을 쓰기나 하는 건가요?!DO YOU REALLY FEXXKING CARE ABOUT ME?!”라고 외치지 않을까요?
하나의 밈과 같은 형식으로써, 작가의 그림을 완성하는 데에는 텍스트의 역할이 커요. ‘마시멜로 베이비MARSHMALLOW BABIES’라 불리는, 그림에 주로 등장하는 미소 지은 얼굴의 생명체는 웃으며 괜찮지 않다고 말하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괜찮다고 말하죠. 전면적으로 기쁨이나 슬픔을 그리는 게 아닌, 그림과 간결한 텍스트를 통해 ‘모순’과 ‘역설’을 보여줌으로써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듯해요.
역설법을 통해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는 거예요. 비극의 슬픔만 강조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슬픔을 ‘나는 전혀 신경 안 써’라는 의연한 태도와 조합하면, 서로 대비를 이루게 돼요. 이러한 모순이 역설을 창출하고, 역설을 통해 슬픔은 더욱 고조되는 거죠.
그간 작업해온 다섯 개의 아트워크와 커스텀멜로우 로고에서 따온 알파벳 ‘C’ 아트워크까지. 특히 이번 패션 브랜드 ‘커스텀멜로우CUSTOMELLOW’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한국에 릴리 콩의 그림을 패션에 접목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될 텐데요. 새로 작업한 로고를 제외하고 특별히 고른 아트워크들에 담긴 작업 스토리나 의미를 소개해주세요.
이 다섯 개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지나친 업무에 찌든 현실, 그런데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풍조,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로 점철된 문화에 대해 지적한 그림들이에요. 첫 번째 ‘BUSY, EASY, PEASY’는 바쁜 일상을 가볍게 표현했어요.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자. 별일 아니다!”라고 말이죠. 두 번째 ‘NO’는 얼마 전 제게 추파를 던진 낯선 사람에 대해 직접적으로 그린 것이에요. 그 사람과의 대화는 정말 불편했어요. 자리를 박차고 싶었어요. 결국 화가 나서 “NO”라고 소리쳤죠. 그 순간, 그의 얼굴에서 패닉을 느꼈어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니 상대가 결국 물러나더라고요. “NO”는 진정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말이에요. 세 번째는 ‘DO YOU REALLY CARE ABOUT ME?’로, 지구를 인간으로 의인화해 마치 쓰레기처럼 취급을 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며 작업한 일러스트레이션이죠. 네 번째는 ‘I’M FINE’으로, 우리의 기분을 괜찮아지게 만드는 전형적인 문구인데, 우리는 괜찮아지고 싶어 하지만, 사실 괜찮기는커녕 곤란해지고는 하잖아요. 다섯 번째 ‘IT HURTS’에서는 실패자에 대해 다루고 싶었어요. 실패자는 폭력적이면서도 취약해서 다른 누군가에게 쉽게 상처를 줄 수도, 상처를 받을 수도 있어요. 실패는 비극이지만, ‘IT HURTS’라는 고백을 통해 상처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가 작업하는 그림들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괜찮아I’M FINE”라고 말하거나 미소 띤 얼굴로 “괜찮지 않아I AM ANNOYING”라고 말하듯, 패션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는 ‘딱딱함CUSTOM’과 ‘부드러운MELLOW’ 이 두 가지 상반된 개념을 조합한 이름이라는 점에서 어떤 ‘역설’의 공통점을 갖는 듯해요.
역설은 서로 닮아있고, 그 효과는 줄곧 돋보이죠. 기쁨의 미소가 ‘괜찮지 않아I AM ANNOYING’라는 펀치 라인과 충돌하게 되면 기쁨은 더욱 고조돼요. 이와 마찬가지로 커스텀멜로우 브랜드도 ‘딱딱함CUSTOM’과 ‘부드러운MELLOW’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것이죠. 이 대조적인 컨셉들은 서로 역설적으로 전혀 어울리는 것 같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신선하면서도 조화로운 디자인을 만들어요. 이것이 바로 역설법의 예기치 못한 효과라고 볼 수 있어요.
‘NO’는 얼마 전 제게 추파를 던진 낯선 사람에 대해 직접적으로 그린 것이에요. 그 사람과의 대화는 정말 불편했어요. 자리를 박차고 싶었어요. 결국 화가 나서 “NO”라고 소리쳤죠. 그 순간, 그의 얼굴에서 패닉을 느꼈어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니 상대가 결국 물러나더라고요. “NO”는 진정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말이에요.
커스텀멜로우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에 흔쾌히 동참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커스텀멜로우가 젊은 아티스트와 협력하는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들어요. 헌신과 열정, 특히 다른 이들과 협력을 통해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비전이 마음에 들어요. 이 협력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 수 있죠. 커스텀멜로우 브랜드의 모순된 이름에서 전해지는 느낌이나 가치관은 제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설법과 매우 잘 어우러져요. 그래서 커스텀멜로우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제게 즐거움 그 이상이었어요.
작가의 여러 아트워크 중에는 알파벳 시리즈 일러스트레이션 작업도 있어요. 커스텀멜로우의 로고에서 따온 알파벳 ‘C’에서는 인물이 둥글게 자신의 몸을 말아 무언가를 포개고 보듬는 모습으로, 역시 미소 띤 얼굴입니다. 어떤 영감으로부터 그리게 되었나요?
커스텀멜로우 컬렉션을 보면서 먼저 어떻게 브랜드를 의인화할 수 있을까 상상해 보았어요. 이 브랜드는 세련되고 편안한 의상들을 디자인하고 있는데, 캐릭터에 그 두 가지 특성을 모두 담고 싶었죠. 그래서 ‘C’를 마치 누군가를 포옹하는 것처럼 밝고 부드럽게 디자인해 완성했어요.
특히 작가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커스텀멜로우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특히 미니 백이요. 정말 귀여워요.(웃음)
어느 기사를 통해 “좋은 일은 상대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I BELIEVE GOOD WORK SHOULD BE RELATABLE”고 말한 것을 보았어요. 그럼에도 자신의 그림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기운이나 감흥을 받기를 바라나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좋은 그림GOOD WORK’을 그리고 싶은가요?
훌륭한 작품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마련이에요. 다른 사람이 자신이 한 토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의 불행한 일을 겪어도 의연하거나 괜찮다고 자신을 격려하면서 성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고통을 느꼈으면 해요. 최근에 숀 탠SHAUN TAN의 『THE RED TREE』를 읽고 다시 한번 일련의 순서를 지닌 일러스트레이션에 매료되고 말았어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글과 일러스트레이션 모두 말이죠. 이처럼 다른 누군가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서도 무언가 더욱더 시적이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런 작품을 계속해서 창작해 나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