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BLE WITH #1

MUDDY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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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래에서 온 의자

2020년 2월 인스타그램 세계에 처음 던져진 의자는 불특정 시점에 매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색, 소재, 구조, 형태, 크기가 다른 이 의자들은 모두 3D 의자들이다. 3D그래픽으로 의자를 만드는 머디캡MUDDYCAP 작가는 그의 머릿속에서 그린 의자를 가상의 시공간에 만들어내고, 때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실제로서 현실 세계에 가져와 눈앞에 두기도 한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그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느 세계에서 온 미래인은 아닐까? 그는 전 세계에서 하나뿐인 의자는 물론, 의자가 놓이는 장소와 배경을 설정해 어느 날 불쑥 인스타그램에 올려두고 사라진다. 그럼 우리는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이 의자들을 받아 들고 자기만의 어떤 미래를 그저 상상하기만 하면 된다.

ARTIST : MUDDYCAP EDITOR : DANBEE BAE PHOTOGRAPHER : YESEUL JUN
THIS PROJECT <PRINTS> WORKED WITH RAWPRESS
TABLE #1
기약이 부재하는 자유로운 생활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노트북으로 3D 의자 오브제를 만드는 머디캡 작가에게 테이블이야말로 일상에서 작업을 가능케 하는 주요한 사물이다. 노트북 하나로 작업하기에 그에겐 별다른 공간적 제약이 없고, 작업과 그 외의 생활 역시 기약 따위 부재한다. 그의 테이블에 관한 취향도 물론 자유롭다.
<PRINTS>는 작가의 작업실이나 작가의 테이블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일상과 작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있어요. 3D그래픽으로 의자의 기능을 가진 오브제를 만드는 MUDDYCAP(이하 머디캡) 작가님은 주로 어디서, 어떤 공간에서 작업하는지 궁금해요.
보통 3D 작업을 할 때는 노트북이 주요한 작업 도구이다 보니 공간 제약이 따로 없어요. 주로 제 방에서 작업하고, 답답하다 싶으면 카페에 가거나 친한 친구들의 작업실에 가서 편한 분위기 속에 작업하기도 하고요.
가상의 세계에서 의자 오브제를 만들고, 의자 오브제가 놓일 공간의 배경이나 풍경까지 만들어내는 작가에게 자신이 그리는 작업 공간의 모습도 있을 듯 해요. 원하는 작업실의 모습이 있다면요?
의자가 놓이는 배경이나 풍경은 최근에 흥미가 생겨서 시작했어요. 만약 여유가 생긴다면 넓은 공간에 제가 좋아하고 꼭 필요한 몇 가지만 두고 싶어요. 의자, 테이블과 컴퓨터 그리고 실물 작품 몇 점 둬서 미니멀한 작업 환경을 꾸릴 수 있다면 좋겠네요.
보통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일상에서의 작업 루틴도 궁금하고요.
별다른 루틴 혹은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정해두는 편이 아니에요. 약속이나 중요한 일 없으면 보통 점심 전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밥 먹고 작업하고 친구들 만나기도 하고 산책도 하고요. 작업을 포함해 일상에서 하는 일들을 따로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두지 않고 생각날 때, 지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해요. 자유롭게, 그때의 기분에 따라서 하는 편이죠. 아이디어가 생각나자마자 바로 작업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아요.
테이블은 예술가의 영감이 발현되는 장소이자 생활의 흔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물이기도 합니다. 테이블에서 대부분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작가에게 자신이 선호하는 구조나 형태 혹은 색의 테이블이 있는지 궁금해요.
작업 환경에 큰 제약이 없다 보니까 곳곳에서 다양한 테이블을 마주해요. 기본적으로 수평이 잘 맞았으면 좋겠고, 작년쯤 집에서 세라믹 소재로 된 테이블을 하나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질감도 좋고 편하더라고요. 구조는 노트북을 잘 올려놓을 수 있으면 되고, 너무 낮지만 않으면 괜찮은 것 같아요. 색 같은 경우는 그 주변 인테리어와 잘 맞으면 큰 상관은 없어요.
작업에 있어서 작가님께 테이블은 어떤 의미의 사물인가요?
제 눈높이를 맞춰주는 사물이자 작업의 보조 장치 같은 것이죠.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이니까요.
작업의 가장 필수적인 도구는 바로 노트북이에요. 지금의 노트북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노트북을 선택할 때 나만의 우선순위가 있나요?
실물 작업 제외하고 모든 작업은 다 노트북에서 이루어져요. 간단하게 말하면 최근에 노트북을 바꿨고 지금 사용하는 노트북이 두 번째 노트북이에요. 최신 게임용 노트북이라고 보면 되는데 게임에 최적화된 사양이라 그래픽 성능이 높아서 작업할 때 편하더라고요. 기능이 좋은 것 말고 딱히 노트북을 선택하는 우선순위는 없어요. 이전에 사용한 첫 번째 노트북이 거의 10년 된 노트북이었거든요. 최근까지 그 노트북으로 작업이 가능하긴 했는데 점점 제약이 많아지더라고요. 장인은 장비 탓을 하지 않지만, 저는 장인이 아니라서 장비가 조금 더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작업을 배제하고 테이블에서 어떤 것들을 하나요?
심플한 것 같아요. 작업 아니면 식사 정도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피자라고요.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제가 양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피자나 햄버거도 좋아하고, 파스타는 일주일에 몇 번씩 만들어 먹는 편이에요. 피자의 경우,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제 생각에는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그런 음식이고 또 먹기 간편해서 좋아합니다. 맛도 당연히 맛있고, 반죽에 올라가는 토핑이 다양해서 재료의 조합도 재미있게 느껴져요.
작업 외에 좋아하는 취미 혹은 휴식을 취할 때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보통 작업 외에 즐겨 하는 것들은 러닝이나 산책이요. 머리가 복잡할 때나 기분 좋을 때 주로 하는 것 같아요. 달리거나 걷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생각도 잘 나더라고요. 모니터 앞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야외활동으로 보통 리프레시 하는 편입니다.
주로 3D그래픽으로 의자의 기능을 가진 오브제를 만들어 온 만큼 좋아하는 의자나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가 있는지 궁금해요.
세 가지 정도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먼저, 좋아하는 의자로는 비트라VITRA의 ‘팬톤 체어’요. 비트라는 1934년 스위스에서 작은 상점부터 시작한 브랜드인데, 훌륭한 디자이너와 함께 혁신적 제품을 만드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둬요. 무수한 디자인 가구를 만들어 냈고, 그중 팬톤 체어는 1967년 디자이너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이 만든 의자예요. 그는 비트라의 첫 번째 독립 상품을 만든 장본인이고, 팬톤 체어가 바로 비트라의 독립적인 첫 자사 상품이었죠. 당시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디자인으로 지금도 인기가 많은 의자죠. 저는 이 팬톤 체어의 곡선과 모양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또,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은 런던의 가구 디자이너인 막스 램Max Lamb입니다. 막스 램은 다양한 소재와 공정을 고민하고 또 형태를 탐구하는 디자이너라 그가 만든 다양한 의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제가 알기로는 누구나 할 법한 SNS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대다수의 아티스트가 직접 SNS에 자기 작업물을 올린다면, 그의 경우 오히려 타인이 그의 작업물을 올리는 상황이 흥미롭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제게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는 제 주변 분들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분들께 평소 도움을 많이 받아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고, 항상 좋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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